오늘 다룰 사건들은 공학계열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사건들입니다.

1. 17w48a 라이터(부싯돌과 부시)버그 수정 논란

마인크래프트에서 라이터는 의외로 많이 쓰이는 도구입니다. 이를 통해 네더에도 갈 수있고 방화나 폭파에도 쓰이죠.

하지만 과거엔 불이 붙지 않는 블록이더라도 1틱동안 불이 붙는 버그가 있었습니다.(1틱 지나면 바로 사라짐) 하지만 내구도는 닳아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버그가 고쳐지면서 BUD(Block Update Detector. 특정 좌표에 있는 블록이 상태가 변하면 작동하는 회로)가 아예 망가지게 됩니다.

물론 간단한 관측기를 안쓰고 왜 번거롭게 BUD회로를 쓰나 싶겠지만, 그 당시는 1.11이전이라 아예 없었습니다.

이게 왜 문제라면, BUD 기반 회로 또는 관측기 기반 비행장치 중 수동으로 시작해야 되는 일부는 블록 업데이트를 걸어줘야 시작하는데, 블록 업데이트를 걸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실제 블록을 놓을 경우 장치가 고장나거나 일부 큰 장치의 경우 피스톤의 12블럭 제한에 걸리는 경우도 있었으며, 횃불 같은 아이템을 놓자니 가끔 아이템을 떨어뜨릴 염려가 있으며(이건 공학 커뮤니티의 대부분은 서바이벌에서도 이와 같은 기계장치를 만들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블록 업데이트를 걸 장치를 만들자니 일부 장소에서 한정적으로만 쓸 수 있기에, 따라서 이렇게 다양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아이템으로 라이터를 선택했지만 이 옵션이 고쳐지면서 아예 폭파 당하고 맙니다.

물론 이는 버그를 고친거니 넘어가더라도... 다음 사건은 좀 큽니다

2. 17w49a 끈끈이 피스톤 "버그" 논란

기존 끈끈이 피스톤은 짧은 틱(0~1)을 받으면 일반 피스톤을 썼을때처럼 블록을 끌어당기지 못했습니다. 피스톤의 처음 등장 때부터 이것이 버그였는지 아니였는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문제는 모장 측에서 이게 버그가 아니였다(Work as Intended)고 결론이 나서, 끈끈이 피스톤이 짧은 펄스에 블록을 뱉어내는 효과는 마인크래프트 회로의 매우 당연한 일부분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17w49a에 끈끈이 피스톤이 더 이상 블록을 뱉지 않게 되면서, 공학 커뮤니티에는 그야말로 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순식간에 관련 버그 보고서가 생겼으며 공학 커뮤니티에선 고쳐달라고 하며 근거를 댔는데,

1. 상술했듯 모장은 이미 해당 기능이 버그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것에 대하여 2016년 11월 14일에 올라온 해당 jeb의 코멘트를 들면서 반론하기도 하는데 내용을 번역하자면

이러한 피스톤의 행동이 "형식적으로 버그"인 이유는, 끈끈이 피스톤에 붙어 있는 블록은 원래 피스톤에 완전히 붙어 있는 것처럼 행동했어야 됐던 것입니다. 다만 당신의 "관성 때문"이라는 해석도 말은 되네요. 어쨌든, 지금으로써는 시스템을 크게 바꾸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즉 상기한 문제점 때문에 버그를 고칠 수 없어서 일단은 게임 내 기능으로는 내버려 두기는 했으나, 언젠가는 고칠 생각이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상기한 버그가 "Work as Intended"로 처리한 것이 문제인데, 만약 기술적 문제로 고치는 프로세스가 꼬여 버리면 개발자 측에서는 주로 "Won't fix"(고치지 않겠다)고 표기해도 되는데, 굳이 Work as Intended로 처리해버려 이 사건이 터진거죠.

2. 위의 이유보다는 다소 간단하고 무식한데요, 지금까지 만들어진 장치들 중 대부분이 망가져 버립니다. 위의 라이터 버그 문제와는 달리 끈끈이 피스톤은 마인크래프트에서 공학 비스무리한 것이라도 하려면 99.9% 필요한 것이고, 그것의 일부분인 블록을 뱉는 행동 역시 조금 복잡한 기계를 만들거나 기계의 사이즈를 줄일 때 항상 필요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한마디로 자바 에디션 마인크래프트의 레드스톤의 근간을 뒤흔드는 셈입니다.

이 버그 보고서에는 Invalid(해당 없음)이라고 결론이 났는데, 그 이유는 바로 후속 스냅샷인 17w49b에서 해당 문제점을 다른 버그를 고치면서 피스톤이 블록을 뱉는 행동이 원래대로 돌아와버려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을 Grum이 다소 애매하게 해서 여론이 잦아들지 않았는데, 결국 Grum이 추가로 해명을 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그 해명글이...

피스톤이 블록을 뱉어내는 것은 정상적인 기능이 아닙니다. 코드의 그 어떤 부분에서도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코드를 수정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갑자기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일단 17w49a 이전 스냅샷에 있던 행동은 다른 버그(MC-122711)를 수정하면서 돌아왔지만, 해당 피스톤 블록 뱉기 기능이 게임 내 영원히 존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약 블록을 뱉어내야 한다면, 유광 테라코타를 쓰십시오, 블록을 미는 것만 가능하고 당길 수는 없습니다.

이 볼드체 부분이 얼마나 멍청한 소리냐하면, 유광 테라코타의 주요 목적은 피스톤/끈끈이 피스톤/슬라임 블록과 무관하게 미는 것만 가능하고 당기는 것이 불가능하게 하고 싶을 때 쓰이는 블록입니다. 즉 슬라임 블록이 특정 표면을 스치고 지나갈 때 해당 표면을 슬라임 블록이 붙들고 가지 않게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란 소리인데, 끈끈이 피스톤에 얘를 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끈끈이 피스톤+유광 테라코타를 쓸 자리에는 그냥 피스톤을 쓰면 되기 때문에 애당초 끈끈이 피스톤이 블록을 뱉어내는 행위는 블록을 뱉어냈다 다시 잡아당기는 식으로 무한정 재사용할 목적으로 사용되지, Grum이 말한 것처럼 일회성이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멍청한 소리가 어떻게 나올 수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작자들의 공학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 및 이해도 부족 때문입니다. 공학 커뮤니티는 예로부터 간단한 것으로부터 매우 복잡한 것을 만들어냈는데, 이 간단한 것들 중 다수가 버그 또는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기능들에서 가져온 것입니다.(예를들면 BUD) 그런데 게임의 공학적 면모에 반해 게임을 수백, 수천 시간 붙잡고 있는 플레이어들에 비해, 개발자들은 이런 면을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서는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제작자들이 공학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개발자 입장에서의 중요한 버그들을 다루다 보니까, 정작 공학 커뮤니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버그들은 자꾸 순위가 밀리고 있는 것이 실정입니다. 예시1 예시2

이 사건은 결국 끈끈이 피스톤의 행동을 환원시키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볼드체 해제 어케하더라)

결국 개발자들이 앞으로 공학 커뮤니티의 의견에 관심을 가지고, 또한 그 의견을 게임을 개발하는 데 충실히 반영해야 위의 두 사태가 두 번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